



카메라를 들고 길을 지나다가 결국 길에서 밤을 샜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기록했다.
예상치 못한 짧은 필름의 제작을 공언하며,
덕분에 블로그의 카운트가 올라갔는지도 모르겠다.
상식. 그보다 '최소한'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
이 모든 것에 조의를 표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나는 재임 초반 이후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가 보여준 행보와, 그의 행보를 무려 '좌파'로 낙인찍은 일부 언론들.

지금 내가 앉아있는 커피숍 밖, 청계천 광장은
전경버스 스무 대, 그리고 보호장구를 갖춘 전경들로 봉쇄되어 있다.
이것은 애초부터, 그리고 더 이상 좌우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자 당신의 이야기.
그러니까 이제 대한민국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된
'최소한'과 '상식'과 '절차적 정의'와 같은 것들의 문제이다.
간이 분향소에서 분향을 하기 위해 국화꽃을 받아든 것이 지난 저녁 5시 무렵인데
나는 결국 12시간 여가 지난 오늘 오전 5시 경에야 분향을 할 수 있었다.
밤을 새고 멍한 상태에서, 눈물이라는 게 나올까 말까,
어색하게 차려진 임시 분향소에서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던가.
당신은 갔고,
남겨진 이들은 이제 산 사람의 몫을 해야할 차례다.
기억은 지켜나가지 않으면 잊혀지고,
생각과 사상은 발언하지 않으면 소음에 파묻히고 만다.
언어의 작동방식이란 실로 오묘해서
동의하지 않는 상대방의 어휘를 사용하는 순간 상대편의 논리에 갖혀버리고 만다.
우리들을 좌파라 부르겠다면 기꺼이 좌파가 되겠으나
당신들의 프레임은 이미 낡아 우리를 설명할 수 없는 어휘임을 증명해야 할 듯 하다.
謹弔.
이 모든 것들에 애도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trackback from: [謹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슬픈 하루입니다.
답글삭제뭐라 형언할 수 없는 날이군요. 역사상 그나마 깨끗했고 서민적인 분이셨었는데 안타깝습니다.